이강백 작 결혼 중에서 여자
네, 태어난다는건 언제나 갑자기죠. 그래서요, 저는 태어날때 기분이 어땠는지 그걸 모르겠어요. 아뭏든 그냥 그렇게 이세상에 나온거죠. 그리구 어렸을 때 제 별명이 뭔지 아시겠어요? 덤이에요, 덤. 네, 왜 조금 더 주는 것 있쟎아요. 덤. 이말 속엔 뭔가 그리운게 있어요. 덤 덤 덤. 아버진 덤이 태어나자 달아 나셨대요. 말하잠 뺑소니 치신거죠. 나중에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구 어머니에게 보여 줬다는 재산은 모두 다 잠시 빌렸던 거래요. 하지만 저는요, 아버질 미워 안해요. 그분에겐 뭔가 덤이라는 옛이름처럼 그리운데가 있어요. 덤.. 혹시 그분도 그렇게 이세상에 태어
나셨던건 아닐지.. 안 그래요? 어머니에겐 안됐지만요. 덤이라는 그 점이 저에겐 좋아요. 왠지 홀가분 하더군요. 이런 말을 하면 어머닌 화를 내곤 한답니다. 하긴 그렇죠. 고생 많으셨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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